아즈망가대왕 신장판 - 1학년 리뷰 by 사카키코지로

아시는 분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올해로 '모에 4컷만화'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아즈망가대왕이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기념으로 신장판이 발매되었죠.

그런고로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낼름 집어왔습니다.

확실히, 그저 단순히 10년전 만화를 다시 인쇄해서 찍어낸 책은 아니었습니다. 아즈마 키요히코님은 연재지에서 단행본으로 다시 나올 때도 새로 그려서 책을 내는 분으로 유명한데, 이번 신장판도 확실히 이전의 단행본과는 꽤 큰 차이가 있더군요. 그중에서 몇가지 눈에 띄는 점들을 짚어봤습니다.

1. 그림체의 변경
뭐, 새로 그린 장면들이 많은 만큼 어찌보면 당연한 변화중에 하나지요. 10년 전 연재되었을 땐 각진 얼굴들이었던 그녀들이 단행본 3~4권/요츠바랑! 특유의 '둥글둥글하게 성형수술한 모습'이 되어서 신장판에 돌아왔습니다. 아마 아즈마님의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후자의 그림체를 좋아하시겠죠. 저도 그 부류에 속하니 이 변경점이 매우 환영스럽습니다......만,

아쉽게도 신장판의 모든 장면을 다 새로 그린게 아니라서 새로 그린 그림체와 10년 전 그림체하고의 위화감이 생겨버립니다. 만약 컷 자체를 새로 그렸다면 그나마 그 위화감이 덜 되었을텐데, 같은 컷에서 어떤 캐릭터는 옛날 그림체고 어떤 캐릭터는 현재 그림체니 마치 각각 다른 사람이 그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새로 그린 요미, 치요, 오사카 등은 꽤 맘에 듭니다만(요미는 요츠바랑!의 아사기가 연상될 정도로 예뻐졌습니다) 새로 그린 사카키는 영 아니올시다~란 느낌이 드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약간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요츠바의 아빠를 여성화했다는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무뚝뚝해보이면서도 표정은 다양했던 예전의 사카키에 비해 새로 그린 사카키는 무표정이 대부분입니다. 놀라거나, 곤란해하는 모습도 그저 무표정에 땀 한줄 그려넣은 거처럼 보일 정도에요.

마지막으로 새로 그린 몇몇 표정들이 진짜 별로입니다. 유카리 선생이 냐모 차에서 이것저것 만질 때 화를 내는 냐모의 표정은 입모양만 가리면 화가 난 건지 졸린 건지 모를 정도더군요. 토모가 치요아빠 눈을 하는 표정도 개인적으론 맘에 안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실수를 덮어버리려는 감정이 보이던 예전판이 더 나았던거 같아요.


2. 스토리의 변화
뭐, 이거 때문에 신장판을 사서 봐야 될 정도는 아니지만 이번 신장판에서는 자잘자잘한 스토리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전거가 고장난 유카리 선생님이 뺏아타는 학생의 자전거가 남학생이 아닌 여학생으로 수정되었고(이 만화의 주요 등장인물이었다면 그 변화가 이해가 될텐데 그것도 아니어서 왜 바꿨는 지 좀 이해가 안되네요), 치요가 패스트 푸드 점에서 알바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똑똑해서'란 이유로 바뀌었어요.

대사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유카리 선생이 학교 풀장에서 놀고 있을 때 카구라의 대사가 "선생님 저쪽만 세상이 다릅니다."에서 "선생님 저기......"로 평범하게 바뀌었고, 아기 고양이를 주운 에피소드에서는 유카리 선생의 "걔라면 혼자서도 잘 살아갈거야."가 "창문 닫고 빨리 돌아가라."로 바뀌어서 썰렁개그 효과를 증폭시켰죠.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신장판의 스토리 변화는 괜찮은 부분도 있었고, 왜 바꿨는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포스트 펫트'처럼 요즘 사람들은 이해가 안되는 화제들을 왜 안 바꿨는지도 이해가 안되네요. 그래도 신장판만의 특징으로써는 나름 잘 자리잡았다고 봅니다.

3. 추가 에피소드.
이번 신장판은 원작의 1학년 4월 부터 3월까지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보충수업편'을 비롯하여 몇몇 새로운 에피소드들이 추가되었습니다. 토모가 요미한테 "왜 고대 일본어를 배워야 되는 거지?"라고 묻는 장면이나 냐모가 '왜 여자도 근육이 있어야 되는 건지 설명'하는 장면에선 말그대로 '뿜었습니다'. 아즈망가대왕의 연재가 끝난지도 한참 지났고, 요츠바랑!도 이미 꽤 오랫동안 연재된 만화이기에 두번 다시 아즈마님의 아즈망가대왕식 개그를 볼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신장판이 제 예측을 깔끔하게 박살내버렸군요. 이 에피소드만으로도 신장판을 볼 가치는 충분하다 할 수 있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번 아즈망가대왕 신장판은 마치 옛날에 감동깊게 본 영화의 디렉터즈 컷판을 봤다는 느낌입니다. 네, 어찌보면 상술이기도 합니다만, 이런 상술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에요. 아즈망가대왕이란 이름을 들어보기만 한 사람에게도, 10년전 저와 마찬가지로 이 만화를 애독했던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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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발칸 2009/06/11 20:54 # 답글

    아아.. 신장판이라니..
    단순히 우려먹기식이 아니라 색다르네요.
    그동안 봤던 신장판 개정판 완전판은 말 그대로 돈놀이로밖에 안보였는데..
  • 사카키코지로 2009/06/13 18:17 #

    우려먹기는 우려먹기인데 나름 배려를 한 우려먹기죠.
  • 썰린옹 2009/06/11 21:33 # 답글

    아즈망가를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니 애니메이션만 보고 코믹스판은 본 적이 없군요. 이 기회에 한번 봐야겠심.
    ...근데 정발 안했으면 좆망.
  • 사카키코지로 2009/06/13 18:18 #

    요즘은 교보나 영풍 같은데서도 수입할 정도로 해외서적 환경이 좋으니 그쪽을 찾으세요. 썰린님은 일어도 되시잖아요.
  • 젠카 2009/06/11 22:40 # 답글

    일본... 사시나봐요? 저도 얼른 사보고 싶은데..ㅠ
  • 사카키코지로 2009/06/13 18:19 #

    어서오세요. 여기 살게 된지도 벌서 1년이 다되어가고 있습니다.....(먼눈)
  • 듀얼콜렉터 2009/06/12 03:00 # 답글

    개인적으로 사카키를 좋아하는데 말씀하신 대로라면 많이 아쉽네요 -_-
  • 사카키코지로 2009/06/13 18:19 #

    저 말인가요? (도주)
  • 블랙 2009/06/13 22:03 # 답글

    제일 많이 바뀐부분은 '눈'이라 생각합니다.

    뭐랄까 예전보다 더 단순해진듯....
    (요츠바랑 그림체에서의 눈 표현)
  • 사카키코지로 2009/06/22 21:54 #

    현재 아즈마 키요히코씨의 그림체는 아즈망가대왕 단행본 3~4권 즈음에 정착되었고 요츠바랑!에서 완성되었죠.
  • 神無月 2009/06/17 13:14 # 답글

    벌써 아즈망가 나온지 10년이군요.;;
  • 사카키코지로 2009/06/22 21:54 #

    나온게 99년 말이니까요.
  • 아마테라스 2009/06/19 21:44 # 답글

    아즈망가가 나온지 벌서 10년인가요...
    고2때 처음봤을때의 잔잔한 감동이생각나는군요.
  • 사카키코지로 2009/06/22 21:55 #

    지,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제가 아즈망가 봤을 때가 대학생인데;;;
  • 디굴디굴 2009/06/22 04:37 # 답글

    오랜만입니다. 일본에 계시는군요. 오보로 무라마사 공략 재밌게 봤습니다 =ㅅ=/

    어떤 분이 사카키 코지로님 블로그에 들렀다가 제 이글루가 링크되어 있는 걸
    봤다면서 연락주셔서 생각나서 찾아왔습니다.

    일본 생활은 어떠신가요? 날씨도 더운데 몸 조심하시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사카키코지로 2009/06/22 21:55 #

    안그래도 좀 덥습니다. 현재 모 전문학교서 게임기획과 다니고 있어요.
  • 디굴디굴 2009/06/23 11:12 #

    게임 기획이군요.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게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세르크 2009/06/30 00:04 # 답글

    안녕하세요!! 룰웹에서 오보로 공략 찾다가 날아와봅니다!! 링크 업어갈게요!!

    덕분에 정말 재미있게 하는 중입니다. 감사해요. ㅠ_ㅠ
  • 2009/07/15 00:2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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